ACP CLUB OF KOREA / OWNER STORIES
캘리포니아에서 한국까지, 나의 1989년식 포르쉐 911
HSK의 1989년식 포르쉐 911 카레라 4 수동. 2019년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되어 한국으로 이어진 이야기.

- THE CAR
- 1989 Porsche 911 Carrera 4
- TRANSMISSION
- 수동변속기
- FIRST MEETING
- 2019 · California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인연

안녕하세요. 1989년식 포르쉐 911을 타고 있는 오너입니다.
이 차와의 인연은 2019년,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그곳에 살면서 태평양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PCH(Pacific Coast Highway)를 오래된 포르쉐로 달려보고 싶었습니다. 바다를 옆에 두고, 공랭 엔진 소리를 들으면서요.
처음부터 완벽한 차는 아니었습니다. 조수석 창문은 내려가지 않았고, 에어컨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실내는 어딘가 어설프게 복원되어 있었고, 계기판의 필름도 벗겨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운전대를 잡고 달리기 시작하면 그런 것들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엔진이 깨어나는 소리와 뒤에서 전해지는 진동, 손끝으로 느껴지는 도로의 감각. 불편한 점은 많았지만, 함께 달릴수록 정이 갔습니다.
02함께 한국으로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오래된 차를 한국까지 가져오는 데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들었고, 앞으로 얼마나 더 손이 갈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에 두고 오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추억이 쌓여 있었습니다. 결국 이 차도 저와 함께 한국으로 왔습니다.

한국에서는 예전처럼 PCH를 따라 끝없이 펼쳐진 태평양을 바라보며 달릴 수는 없습니다. 도로도, 풍경도, 차를 둘러싼 환경도 달라졌습니다.
그런데 운전석에 앉아 왼손으로 키를 돌리고 익숙한 엔진 소리를 들으면,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납니다.
제가 좋아했던 것은 아름다운 해안도로만이 아니라, 그 길을 이 차와 함께 달리던 순간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03오래 간직하고 싶은 시간

더 빠르고 편한 차는 얼마든지 있겠지만, 이 차가 제게 주는 감정을 대신할 수 있는 차는 쉽게 만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언젠가 운전대를 잡는 일이 지금보다 힘들어지는 날이 오더라도, 차고 한편에 조용히 서 있는 이 차를 바라보며 캘리포니아의 햇살과 태평양의 바람을 떠올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