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로마 스파이더, 오래 기억에 남는 우아함
벚꽃과 빗방울 사이에서 만난 로마 스파이더. 포토그래퍼 주보균이 바라본 페라리의 우아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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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가 정말 페라리인가?”
새로운 페라리가 등장할 때마다 팬들 사이에서 되풀이되는, 익숙하면서도 도전적인 질문이다. 페라리의 V8 GT 계보를 잇는 로마를 처음 마주했을 때도 그랬다. 캘리포니아와 포르토피노에서 이어지던 인상과는 다른, 유려하고 절제된 실루엣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뒤이어 등장한 스파이더는 그 감정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다. 아말피가 공개된 지금도 로마 스파이더는 여전히 나의 드림카 리스트에 남아 있다.
이번에 만난 로마 스파이더는 더욱 특별했다. 독특한 외장 컬러와 데님을 연상시키는 질감의 소프트톱, 절제된 옵션의 조합에서 분명한 취향이 느껴졌다. 내가 국내에서 마주해 온 페라리와도 사뭇 다른 인상이었다. 프랜싱 호스 엠블럼이 없다면 페라리라는 사실조차 잠시 잊을 만큼, 우아하고 차분한 모습이었다.

벚꽃이 만개한 길 위에서도 로마 스파이더는 빛났다. 화려한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잃지 않았다. 이 정도의 아름다움은 아무 자동차에나 허락되지 않는다.


벚꽃길을 따라 달리자 V8 엔진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충분히 역동적이면서도 그 안에는 여유가 있었다. 강렬한 퍼포먼스와 일상의 낭만을 함께 품어내는, 페라리만의 그란투리스모였다.
때마침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소프트톱을 올리고 싶지는 않았다. 오히려 흩날리는 벚꽃과 빗방울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었다. 로마 스파이더의 매력은 그런 순간에 더욱 선명해졌다.

다시 떠올려보면, 로마 스파이더는 페라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자동차였다. 오랫동안 페라리를 좋아해 온 이들은 물론,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중시하는 이들까지 매료시킬 만한 설득력을 갖췄다.
페라리가 반드시 화려하고 공격적일 필요는 없다. 때로는 가장 우아한 페라리가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다.

당신은 요즘 서울의 거리에서 페라리를 얼마나 자주 마주치는가?
